트럭하역을 담당하던 더그 맥밀런, 월마트 CEO로 우뚝서다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1984년 여름, 아칸소대학 입학을 앞두고 있던 한 청년은 월마트 물류창고에서 트럭이 오면 짐을 내리는 임시 직원일로 월마트와 첫 인연을 맺었다.
그리고 2013년 그 청년은 월마트라는 공룡기업을 이끄는 수장의 자리에 오른다. 불과 47세의 나이로, 월마트 역사상 가장 젊은 CEO 였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현재 ‘월마트 CEO’인 더그 맥밀런(DOUG MCMILLON)이다.
월마트는 오랫동안 고객들에게 최저가격으로 상품을 제공하는 소매유통의 제왕이었다.
다양한 분석법을 통해 고객의 구매행동을 파악하고 공급업체들을 몰아붙여 소비자들에게 낮은 가격의 상품을 제공하였다.
하지만 인터넷이 등장하는 순간, 구시대의 공룡인 월마트는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아마존을 필두로 한 온라인 상거래 업체들이 빠르게 성공을 거두었고, 시장의 파이를 가져갔다. 그리고 앞으로 그 비중은 더 커질 것으로 예측되었다.
월마트의 판매성장률은 교착상태에 빠졌으며, 미래도 어두웠다.
공룡은 빠른 결정을 내려야 했다. 역사 속으로 사라지지 않으려면.
그들의 결정은 트럭하역 담당으로 첫 인연을 맺은 뒤, 20년이 넘는 기간동안 월마트에 헌신한 더그 맥밀란을 ‘월마트 CEO’로 임명하며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었다.
더그 맥밀란은 1990년 MBA를 졸업한 후, 월마트 유통센터의 스포츠용품 구매보조직으로 입사했고,
2006년 월마트의 자회사인 샘스클럽의 CEO를 맡으면서 경영자로서의 역량을 증명했다.
이제 그는 CEO로서 월마트의 전통을 지키는 동시에 이 오래된 공룡조직을 변화시키기 위한 압박을 매섭게 가하고 있다.
인터뷰를 통해 그의 생각을 알아보자.
Q. 월마트의 늦은 상거래 진출에 관한 생각
A. “우리는 클레이 크리스텐스 교수가 말하는 ‘혁신가의 딜레마’에 빠져있었던 것 같습니다.
전자상거래 업체가 등장 했을 때, 이들을 반드시 이겨야 되는 적으로 규정하고 공격적으로 몰아붙였어야 되는데, 이리저리 방황을 한 측면이 있습니다.”
*혁신가의 딜레마 : 시장을 선도하는 기술을 가진 거대 기업이 어느 시점에서 더 이상 혁신을 이뤄내지 못하고 후발 기업의 기술에 시장 지배력을 잠식당하는 현상
Q. 미래에도 월마트의 오프라인 매장이 존재할까?
A. “우리의 목표는 월마트의 미래 고객들을 제대로 응대하는 겁니다. 그러기 위해선 올바른 역량을 갖춘 탄탄한 전자상거래 사업을 구축해야 합니다. 또 매장에서 하고 있는 일들도 강화해야 합니다.
저희는 현재 매장 유통과 전자상거래 역량을 결합하고자 합니다. 그렇다면 순수한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못하는 부분을 우리가 할 수 있습니다.”
Q. 디지털 혁신을 위한 움직임과 힘든 점
A. “속도. 월마트의 전자상거래 부문은 다른 어느 업체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습니다. 그러나 업계 선도기업들과 성과를 비교해보면 아직은 가야할 길이 멀다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속도가 떨어진다는 게 문제죠. 그 때문에 좌절감을 느끼긴 합니다.”
더그 맥밀란의 생각을 종합해보면 기존의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전자상거래업을 이용한 이중 모델을 통해 무언가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리고 그는 월마트의 변화 속도가 느리다는 한계점도 명확히 알고 있으며, 섣불리 지나친 자신감을 내보이진 않는다.
오랜 세월 근무하면서 월마트의 장점과 약점 모든 것을 알고 있으며,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의 트렌드도 따라가고자 하는 월마트의 젊은 CEO가 과연 이 위기를 이겨내고 공룡을 살릴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