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인터뷰

승률 96.8%, 100개가 넘는 기업을 설득한 기획자의 이야기 – 이용범 강사님의 인터뷰

  • 20.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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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자


 대학 졸업 후 무작정 기획에 빠져, 현재는 수많은 경쟁사를 이기는 승률 96.8%의 ‘이기는 기획자’로 성장한 기획자가 있습니다. 지금, 수많은 유명 대기업을 설득한 기획자의 ‘승률을 높이는 기획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Q.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현재 BTL 대행사를 운영하는 기획자 겸 연출 감독 이용범이라고 합니다. 대학 졸업 후 기획 일을 하게 되어 15년을 계속 기획만 하는, 어찌 보면 기획 덕후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주로 기업 브랜드 런칭이나 프로모션을 위한 BTL 프로모션을 기획하고 필드 연출까지 하고 있습니다.



Q. 대학 졸업 후 곧바로 기획업무에 뛰어드셨다고 하셨는데, 그 이유가 궁금해요.


 처음부터 기획을 하려고 했거나, 알고 했던 건 아니었어요. 제가 일을 구하던 시기에는 일자리가 너무 없고, 경쟁률이 높다 보니까 원래 하려고 하던 업무가 아닌 데도 저에게 ‘일 해볼래?’라는 제안을 바로 받아드린거죠. 뭘 알고 간 건 아니었어요. 저는 광고홍보를 전공해서 광고에 대해서는 좀 알고 PT를 잘 한다는 소리는 종종 들었지만, 업계는 처음이잖아요. 아니나 다를까, 무작정 입사하고 보니 제가 생각도 못했던 기획 업무를 처음 접하게 된 거죠. 그 전까지는 저에게 기획이라는 개념이 없었어요.



Q. 처음 하는 일인데, 힘들진 않으셨어요?


 제가 열심히 일 하게 된 계기가 있었어요. 제가 취업이 조금 늦다 보니, 저랑 동갑인데 직급은 높은 선배가 있더라구요. 그 선배가 장난으로 계속 놀리는 게 자극이 됐죠. (웃음) 내가 조금 더 잘 해야 할 것 같아서 6개월 동안 집에 안 들어가고, 무작정 일을 열심히 하기 시작했어요.

 저는 광고를 전공하긴 했지만, 광고랑은 전혀 다르게 BTL은 정말 기획판이에요. 기획력이 없으면 살아남을 수가 없는 곳이었어요. 워낙 광범위한데다, 필요한 내용의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어요. 광고는 BTL에 비해 조금 제한적이라면, BTL은 프로모션을 하든, 광고를 하든, 이벤트를 하든 다 이 BTL이라는 범주에 속해 있으니 알아야 할 게 너무 많아요.

 A부터 Z까지 다 통일성 있게 맞춰야 하니까 논리력이 바탕이 안 되면 도저히 손을 댈 수가 없더라구요. 또, 하나하나 전문 지식이 정말 많이 필요한 분야예요. 쉬지 않고 공부를 하지 않으면 머리가 좋아도 기획서를 쓸 수가 없어요. 그래서 6개월 동안 쉬지 않고 기획 업무를 하나씩 해나가다가 보니 프로젝트가 끝나고 난 후의 쾌감도 느껴지고, 이미 업무에 너무 익숙해져 있어서 계속 이 일을 하고 있네요.



Q. 기획 업무를 할 때, 기획자가 절대 놓쳐서는 안 될 요소가 무엇이 있을까요?


 제가 생각하기에 기획을 잘 하려고 하는 것과 정말 좋은 기획자로 성장하는 건 달라요. 기획을 이기려고, 그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려고 하는 거랑 내가 훌륭한 기획자가 되는 건 조금 다른 것 같아요. 기획만 잘 한다고 해서 훌륭한 기획자는 아니라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Q. 훌륭한 기획자는?


 훌륭한 기획자의 핵심은 인사이트예요. 인사이트가 넓지 않으면 훌륭한 기획자가 될 수가 없어요. 인사이트라고 하면, 다양한 분야에 통찰력있게 두루두루 아는 것도 인사이트지만, 생활 방식, 사람 관계, 타이밍부터 돈에 대한 흐름과 거래는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지 등 모든 상황에 있어서 인사이트가 있어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기획을 끌고 갈 수가 없어요.

 기획서를 잘 쓴다고 좋은 기획자가 아니에요. 기획서를 잘 쓰는 역량도 반드시 필요하지만 플러스로 이 기획이 나오기까지, 통과되고 실행이 되는 모든 과정에 리더가 되어야 하죠. 기획을 쓴 사람을 말고는 그 기획에 대해서 리드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없거든요. 그런 리더가 되려면 다양한 부분에 인사이트가 풍성해져야 해요. 가수가 노래만 잘 부른다고 감동을 주는 게 아니듯, 기획자가 기획만 잘 한다고 다 끌고 갈 수 있는 건 아니에요.



Q. 그럼 좋은 기획안을 만들 때는 무엇이 중요할까요?


 두 번째로, 기획을 성공시키고 싶다면 솔직해져야 해요. 저도 신입일 때는 깨닫지 못한 점이죠. 솔직해져야 한다. 기획하는 사람은 자기 기획에 자기가 매몰이 돼요. 자기 논리에 자기가 빠지고, 자기 아이디어와 퀄리티, 여러 가지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요. 내가 생각하기에 ‘내 기획이 아주 잘 됐어!’ 라고 느낀다면, ‘상사가, 그리고 클라이언트가 이 기획안을 선택해줄까? 안 해주면 어쩌지?’ 라는 생각에 빠져 있게 돼요. 하지만 우리는 솔직해져야 해요.

 나의 회사, 혹은 조직의 스펙도 있고, 대외적인 신용도도 있고, 유명세도 있고, 자본, 실적, 본인에 대한 신임도 등 여러 가지가 있잖아요. 이런 요소들이 나의 기획안에 밑바탕이 되어서 같이 평가된다는 말이에요. 하지만 이런 요소는 내가 조절할 수가 없잖아요.

 이런저런 상황을 다 배제하고도 나라면 이 기획안을 선택하겠느냐, 이 솔직함이 들어가야 해요. 그게 불가능하다고 하면 그 이상을 버금가게 할 수 있는 기획을 가지고 가야 해요. 거래이자 협상이죠. 상사, 혹은 클라이언트가 내 걸 선택하게 하려면 솔직하게 나의 상태를 체크하고, 그 상태에서 조금 밀린다 싶으면 서로의 마음에 들 수 있게끔 그에 버금가는 기획이 나와야 하는 거죠.



Q. 솔직해져야 한다는 건, 생각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관점이네요.


 그렇죠. 지금 제가 이 강의를 하고자 하고, 책 출간을 준비하고 있는 이유를 캐치하신 것 같아요.



Q.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이렇듯, 기획을 가르쳐주는 사람이 별로 없어요. 상사도 가르쳐주지 않아요. 그리고 학교에서도 배우지 못해요. 가르쳐주더라도 멋있게만 알려주려 하더라고요. 저변이 너무 확대가 안 되다 보니, 저조차도 후진양성을 제대로 못 한 것 같았어요. 예전에는 저도 몰랐으니까 제대로 알려주지 못했고, 안다고 생각했을 때에도 제대로 알려주지 못했어요. 지금 와서 보니까 정말 중요한 건 따로 있더라고요.

 기획을 낚시에 비유를 해보자면, 물고기 잡는 거를 잘하게 가르쳐 줄 수 있어요, 그런 사람들 많아요. 하지만 물고기 잘 잡는 사람을 어부라고 하지는 않잖아요. 그런 개념이에요. 어부는 파도도 알아야 하고, 배 모는 것도 알아야 하고, 태풍 왔을 때 어떻게 하는지도 알고, 배 타는 것부터 물고기 잡는 것까지 모두 알아야 한다는 거죠. 그게 어부인데, 많은 사람이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주고 있을 뿐, 진짜로 어부가 될 수 있는 건 알려주지 않고 있다는 거죠.

 기획도 마찬가지예요. 그게 훌륭한 기획자로 성장하는 방법은 가르쳐주지 않고 전부 핵심이라고 하는 고기 잡는 법을 수박 겉핥기식으로 알려주는 게 많으니 조금 아쉬웠어요.



Q. 강사님께서 경쟁 PT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하셨는데요, 강사님만의 차별점은 무엇일까요?


 일반적으로 기획안이 잘 나오고, 기획이 탄탄하여졌을 때, 경쟁자와 비슷한 상황에서 저만의 노하우는 ‘명분’이에요. 크리에이티브한 무언가보다는, 명분을 줘야 해요.



Q. 명분을 준다는 게 정확하게 어떤 말씀이신가요?


 기획 퀄리티가 괜찮아서 내용이 좋아 보인다고 하면, 그건 전체의 90%고, 나머지 10%는 설득을 하는 거예요. 그 설득에서는 명분을 줘야 하는데, 상대방이 뭘 원하는지, 어떤 위치에 있는지, 사람들과의 관계는 어떠한지, 이 사람의 윗사람이 있는지 등 여러 요소 중에서 상대에게 명분이 될 수 있는 것을 던져줘야 한다는 뜻이에요.

 예를 들어, 매니저님과 같이 강의를 기획하는 사람이라고 예를 들어볼게요. 만약 회사 상황이 안 좋다고 가정을 하면, 아이디어와 커리큘럼도 좋은 강의 기획안 여러 개 중에서 위험성이 가장 떨어지는 하나를 선택하게 되어 있어요. 그게 명분이 되는 거에요.

 그 한 끗 차이, 그게 다른 사람과의 차별점이죠. 내가 얼마나 이 사람을, 그리고 이 조직을 잘 이해했느냐, 그래서 마지막으로 상대에게 먹히는 명분을 던져줄 수 있는지가 마지막 차별점이겠네요.



Q. 강사님께서 진행하신 프로젝트 중 기억에 남는 기획 건이 있으신가요?


 모 은행에서 몇십억짜리 프로젝트가 있었어요. 그 프로젝트에 우리나라에 정말 손꼽히는 50여 개의 모든 대행사가 다 참여를 했었죠. 전쟁터가 따로 없었어요. 그렇게 뛰어난 사람들이 다 모여 있는 곳에서 그 프로젝트를 따내는 과정은 저에게 자존심 싸움이었어요. 내가 기획을 열심히 한다고, 잘한다고 생각하는데, 그걸 증명해 낼 기회가 별로 없잖아요. 흔히 기획 고수라고 하는 분들이 다 모인 프로젝트에서 제가 당당하게 붙어서 프로젝트를 따냈을 때, 그때 쾌감은 아직도 기억이 나요.



Q. 그 프로젝트를 따내신 마지막 필살기는 무엇이었나요?


 굉장히 아이러니하게, 카피가 굉장히 단순했어요. 우리가 흔히 쓰는 말이기도 해요. 단어 그 자체만 보면 굉장히 단순한데 그 프로젝트 컨셉에 맞추어 적용하니까 단순한 카피도 잘 맞는 거죠. 다른 경쟁사들은 으리으리하고 크리에이티브한 결과물을 가지고 왔는데, 저희 회사의 소박한 단어가 먹혔던 거예요. 그런 걸 찾아내고, 기획하는 게 기획자예요. 다른 사람들의 논리대로 따라간다면 대단한 결과물이 나와야 했는데, 조금은 다르게 방향을 살짝 꺾어 승부를 본 게 회심의 한 방이었죠. 그리고 그게 잘 먹히기도 했고요.



Q. 강사님께서 계속 강조하셨던 ‘비즈니스에 기획은 가장 큰 무기이자, 강력한 치트키’라는 말. 어느 정도 공감은 가지만, 우리가 왜 기획을 배워야 하는지 와닿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굉장히 단순해요. 주먹구구식으로는 뭐든 할 수 없다는 걸 우리는 모두 다 알고 있어요. 적어도 기획까지는 아니어도, 계획까지는 가야 하죠. 하지만 모든 도전은 힘들잖아요. 기획은 새로운 걸 아이데이션 해서 시작하는 것도 있지만, 안 될 확률을 줄이는 과정이에요. 실패를 안 하려면 누구든 기획을 해야 해요. 기획해서 반드시 무언가를 성공한다는 건 아니지만, 무언가를 성공하려면 기획이 부수적으로 따라붙어야 실패할 확률을 줄일 수 있어요.

 그래서 무엇을 하든, 현 상태에서 탈피해 대단한 도전을 하고 싶은 사람들은 기획이 수반되어야 효과를 볼 수 있는 거예요. 살면서 누구나 기획을 해야 하는 도전은 하게 되어 있어요. 졸업해서 일을 시작하든, 사업을 시작하든, 뭘 하든 기획은 반드시 따라붙어야 한다는 거죠. 그런 의미에서 기획력을 향상시킨다는 것은 비즈니스에 가장 큰 무기이자 치트키라고 할 수 있겠죠?



Q. 마지막으로 수강생분들께 하고 싶은 말은?


 세상의 모든 것은 누군가 기획한 거예요. 직장이나, 사업이나, 사회활동이나, 모두 위로 올라가면 갈수록 기획은 반드시 요구되는 능력 중 하나죠. 지금 당장 기획서 작성 스킬이 필요하신 분은 물론, 앞으로 비전을 가지고 생활할 분들이라면 기획을 미리미리 자기편으로 만들어 놓으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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