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YC의 NFT 마케팅 사례를 통해 보는 NFT 비즈니스의 본질
2020년 대비 거래액 성장률 21,000%. NFT 시장의 이야기입니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자산의 ‘등기부등본’이라고 할 수 있는 NFT는 메타버스, 블록체인, 가상화폐와 함께 급성장했는데요.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NFT가 있습니다. 중앙화된 비즈니스 영역과 탈중앙화된 커뮤니티 영역을 조화롭게 운영하고 있는 ‘BAYC’가 바로 그것입니다. 투자자는 물론 다양한 비즈니스 업계에서도 앞다퉈 진출하고 있는 NFT 시장에서 BAYC가 NFT를 활용한 마케팅 활동으로 비즈니스를 전개해나간 사례는 NFT의 본질과 가치를 분명하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NFT 활성화의 시초는 2017년 발행된 라바랩스(Larva Labs)의 ‘크립토펑크(CryptoPunk)’입니다. 크립토펑크는 가상화폐 ‘이더리움’을 활용해 만들어진 NFT 프로젝트로 1만 개의 NFT가 발행되었으며 2021년 NFT 붐에 힘입어 ‘최초’라는 수식어와 함께 그 가치가 천정부지로 치솟았습니다. 그런데 BAYC (지루한 원숭이들의 요트 클럽, Bored Ape Yacht Club) NFT는 등장한지 1년도 되지 않아 크립토펑크의 거래대금을 앞지르고 NFT의 대표주자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는데요. 개발사 유가랩스는 얼마 전, 크립토펑크와 미비츠 컬렉션의 IP를 인수하기까지 했다고 합니다. 도대체 이런 성장은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1. 흥미로운 세계관과 스토리텔링
먼저 BAYC는 NFT에 세계관을 부여했습니다. ‘가상자산의 급상승으로 돈을 많이 벌게 된 원숭이들이 세상에 지루함을 느껴 자신들만의 아지트를 만들었다’는 세계관을 배경으로 다양한 스토리를 전개해나가죠. PEP(Profile Picture)로 제작된 지루한 표정의 원숭이 이미지는 그 자체로도 흥미를 유발하며 세계관과 연결되어 몰입을 더해줍니다. 이처럼 탄탄한 세계관과 배경을 구성한 것이 BAYC 커뮤니티의 시작입니다.
2. NFT = 멤버십?
BAYC는 말 그대로 클럽이 되었습니다. NFT를 소유한 사람들을 ‘홀더’라고 하는데요. BAYC는 홀더들을 ‘클럽 멤버’라고 부릅니다. 클럽 멤버가 되면 전용 폐쇄형 게시판 ‘더 배쓰룸’에 접속할 수 있는데요. 15분에 1픽셀씩 화장실 벽에 낙서를 할 수 있는 게시판으로 멤버만을 위한 재미 포인트를 제공하며 폐쇄형 시스템에 가치를 더했습니다. 정말 비밀스러운 사교 클럽의 컨셉을 구성한 것이죠.
BAYC는 멤버십을 오프라인까지 확장합니다. 클럽 멤버만을 위한 오프라인 파티를 개최한 것인데요. 창고파티에서 전용 콘서트, 상품 판매, 자선 만찬까지 다양한 오프라인 이벤트가 이뤄졌습니다. 이 외에도 계속해서 멤버십 혜택과 브랜드 파트너십 등 오프라인에서도 NFT의 소유가치를 느낄 수 있는 활동들이 확장되며 멤버들은 BAYC 커뮤니티에 더욱 더 강한 소속감을 느끼게 됩니다.
3. 계속되는 추가 혜택, 새로운 수익 창출의 기회
BAYC는 추가로 BAKC(Bored Ape Kennel Club)와 MAYC(Mutant Ape Yacht Club)를 발행하여 멤버들에게 제공하였습니다. 컨셉도 재밌습니다. BAKC는 강아지 NFT인데 자신들만의 클럽에서 외로움을 느낀 원숭이들에게 네 발 달린 친구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 ‘분양’되었습니다. BAKC는 딱 일주일 동안만 제공했으며 멤버들은 NFT를 거래할 때 내야하는 가스비만 내면 강아지를 분양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새로 받은 NFT는 최대의 NFT 거래소인 오픈시(OpenSea)에서 재거래될 때 2.5%의 로얄티 비용이 발생하는데요. BAYC는 이 비용을 전액 자선단체에 기부한다고 합니다.
MAYC는 BAYC의 원숭이가 혈청을 마시면 돌연변이로 변한다는 컨셉으로 1만개는 경매로 판매, 1만개는 클럽 멤버들에게 제공되었습니다. 혈청은 랜덤으로 배포되었으며 혈청의 종류에 따라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원숭이도 희귀한 NFT로 변신하여 가치가 상승하기도 했습니다. 8개로 가장 적게 배포된 M3 혈청은 1개에 1542 이더리움, 우리나라 돈으로 약 70억원 정도에 거래되기도 했는데요. 세계관의 확장에 더불어 클럽 멤버들에게 새로운 NFT를 제공하며 수익 창출의 기회를 더했고 기부라는 의미까지 더하며 소유의 가치를 높였습니다.
4. 자유로운 상업적 사용
BAYC는 다른 NFT와 다르게 멤버들에게 지적재산권을 인정했습니다. 소유한 NFT를 상업적으로 마음껏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죠. 멤버들은 소유한 NFT를 활용해 자신만의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BAYC의 원숭이를 활용해서 새로운 캐릭터가 탄생하기도 하고 자신의 원숭이를 활용해 굿즈를 만들기도 했으며 기존 비즈니스에 활용해 새로운 제품 라인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단순한 소유의 개념을 넘어 상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자신만의 캐릭터라는 개념을 강화하고 화제성과 고유성을 활용해 비즈니스까지 이어질 수 있게 한 것입니다.
BAYC는 커뮤니티가 되었습니다. 고유하면서도 한정된 NFT라는 폐쇄적인 시스템을 멤버십으로 승화시키고 멤버만을 위한 확실한 혜택을 제공하여 커뮤니티에 소속하고 싶은 욕망, 즉 NFT의 소유가치를 키웠죠. 커뮤니티의 힘으로 출시 1년 만에 크립토펑크를 앞지르는 성장을 이룩했습니다. 이는 그저 재밌게 잘 그린 NFT였기에 가능했던 것이 아닙니다. 견고하고 흥미로운 컨셉과 계속되는 세계관의 확장, 소유를 넘어 실질적인 활용과 혜택으로 NFT의 가치를 느끼게 했기 때문입니다.
BAYC의 NFT 마케팅 사례를 보면 NFT가 가져야 할 방향성이 보입니다. NFT의 진정한 가치는 소유자들에게 제공하는 의미와 소속감, 그리고 IP를 기반으로 한 커뮤니티에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가치를 제공하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을요.
디지털 자산의 ‘등기부등본’을 넘어, NFT가 새로운 비즈니스 자산으로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거품론이 거론되는 NFT 시장에서 BAYC가 성장해온 방향은 NFT의 본질과 가치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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