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 투자는 가상화폐 20만원이 전부인 투자 초보자가 느낀 투자전략 컨퍼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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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 투자는 가상화폐 20만 원이 전부, 투자 문외한의 투자전략 입문기

-러닝스푼즈 2018 떠먹는 투자전략 컨퍼런스 참석 후기-

다시 한 번 내 머리를 믿지 않는 것과 계산된 전략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 또 이를 구체적으로 볼 수 있는 기술과 공식이 얼마나 많은지. 제대로 알고 공부하는 것 만으로도 얼마나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는지 느낄 수 있었다.
사회 생활을 시작한지 갓 1년. 지금까지의 월급은 들어오는 족족 통장에만 쌓아뒀었다. 주변을 둘러봐도 다르지 않았다.

친구들도, 가깝게 지내는 젊은 동료들도 일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다보니 ‘돈을 굴리는’ 모습은 보기 힘들었다. “저축 만으로는 돈을 벌 수가 없다.”라는 말도 심심치 않게 들었지만 주식이나 채권, 펀드 같은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것은 뭐랄까, 너무 거창해 보였달까. 그런 건 여유자금이 생기고 많은 공부가 더해져야 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했다. 불확실에 내 돈을 맡긴다는 것 자체에 거부감이 들기도 했고.

1년 전부터 가상화폐라는 단어가 들리기 시작했다. 반 년 전부터는 투자 문외한이라 여겼던 친구들이 하나 둘 씩 가상화폐로 용돈벌이 이상의 수익을 벌기 시작했다. 매일같이 자랑을 듣고 있자니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고, 결국 나도 시작하게 됐다. 그런데 막상 해야겠다고 마음 먹고 나니 장벽이 생각보다 높지 않았다. 가상화폐라서 더욱 그런 것 같았다. 실물이 없으니, 다시 말해 판단을 할 수 있는 정보가 없으니 오히려 잘 몰라도 재미삼아 해볼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나는 ‘투자’에 어설픈 첫 발을 들였다.
떠먹는 투자전략 컨퍼런스 김성일
다양한 코인에 투자해 적은 돈으로도 꽤 쏠쏠한 수익을 올렸다. 이 과정이 신기하고 신선했다. 난 그저 느낌이 가는 코인을 샀을 뿐인데, 한 달도 안 되어 이렇게나 수익이 나다니! 이 흥미는 주식부터 가상화폐까지 아우르는 전반적인 ‘투자’ 분야를 더 알고 싶게 만들었다. 어떤 원리로 돌아가며 판단 지표는 무엇이고 어떤 요소가 영향을 주는 지. 아는 것이 없는 만큼 뭘 알고 싶은지도 몰랐지만 말이다.

그 와중에 마주치게 된 게 러닝스푼즈의 [2018 떠먹는 투자 전략 컨퍼런스]였다. ‘떠먹는’이라는 친근한 워딩과 ‘컨퍼런스’라는 거창한 단어의 조합이라니. 가서 하나도 이해하지 못한 채 돌아올 수 있다는 걱정도 있었지만 참가료가 무척 저렴해서 속는 셈 치고 가보기로 했다. 뭐라도 하나 얻어오길 바라면서.

1월 6일 토요일, 홍대에 있는 카톨릭회관으로 갔다. 사람이 많았다. 150명 가까이 있었던 것 같다. 다들 적어도 나보다는 훨씬 박식해 보였다. 대화를 엿들어봐도 처음듣는 단어 천지였다. 그래도 기죽지 않기로 했다. 이름부터 ‘떠먹는 컨퍼런스’ 아니던가. 나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을 위한 컨퍼런스. 걱정을 애써 누르며 나는 한 쪽 구석에 자리를 잡았다. 러닝스푼즈 이창민 대표의 목소리로 컨퍼런스가 시작됐다. 프로젝터에 16.5%라는 숫자가 띄워졌다. 중위 소득 50% 이하에 속하는 사람들의 수치라고 한다. 이 컨퍼런스에서는 만날 수 없는, 우리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빈곤층. 그는 교육을 통해 어려운 이들을 조금이나마 도울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수강료의 일부를 장학금으로 쓰일 예정이라고 한다. 이름조차 낯선, 작은 회사였지만 비전 하나는 확실해 보였다.
떠먹는 투자전략 컨퍼런스 이래학

1강. 내 뇌를 믿으면 안된다. by 김성일

첫 강의 제목은 <안전한 투자법>이었다. 책 <마법의 돈 굴리기>의 저자인 김성일 강사님이 마이크를 잡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강의는 ‘투자’에 대한 내 ‘시선’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천체의 움직임은 계산할 수 있어도 인간의 광기는 도저히 측정할 수 없다.” – 뉴턴 우리가 아는 그 뉴턴 맞다. 이 천재도 투자 심리를 이해 못 해서 20억을 잃었다고 한다(…)

1년 전 우리나라 주요 증권사에서 발표한 코스피 밴드 전망과 1년 후 지금의 실제 수치를 비교해보면 차이가 크다고 한다. 최고 전문가들의 전망이 다 틀렸다는 거다. 이 말은 곧 예측 자체가 의미 없다는 뜻이었다. 그 순간부터 나는 자세를 고쳐잡았다. 나보다 시장을 잘 아는 누군가에겐 당연한 말일지 모르지만, 내게는 핵심을 관통하는 말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예측이 빗나가는 이유는 금융 시장을 움직이는 것이 사람들의 ‘심리’이기 때문이다. 금융시장은 투자자의 합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합리적인 선택을 하지 못 한다. 수많은 요소에 따라 휘둘려 가끔은 이해하지 못 할 결정을 내린다. 이미 오래 전에 학계에서 검증된 사실이다.

그래서 무엇보다 철학이 중요하다고 했다. 철학이 있어야 전략을 세울 수 있고, 전략을 세워야 실천이 의미있다. 애초에 철학이 없으면 심리가 무지막지하게 흔들리게 된다. 확고한 신념 안에서 일관성있게 풀어 나가야 목표한 바를 이룰 수 있다. 이렇지 못 한 사례는 흔하다. 커뮤니티만 봐도 하루가 멀다하고 가벼운 선택을 후회하는 글들이 쏟아져 나오지 않는가. 탄탄한 중심이 없는 투자는 종국엔 성공할 수가 없다.

사람인지라, 하루에도 몇 번씩 등락하는 지수와 미디어에서 쏟아내는 정보에 휘둘리지 않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운에 맡기는 수밖에 없나? 물론 아니다. 김성일 강사님은 이런 상황에서 최대한 휘둘리지 않을 ‘대응 방법’을 제시했다. 예측이 아닌 대응만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걸 인정하고, 가장 합리적인 대안을 따르는 것이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자산 배분’이다. 통계에 따르면 자산배분 정책이 수익의 91.5%를 결정한다고 한다. 종목 선택은 4.6%, 타이밍은 1.8%다. 내 얕은 생각을 단숨에 뒤엎는 수치였다.

이어서 자산 배분은 어떤 종목을 어떤 비율로 섞으면 좋은 지, 투자자가 마주치는 다양한 상황들에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 지, 투자 기간은 얼마나 잡으면 좋을 지 등. 자신만의 철학을 세우는 방법을 전달받으며 첫 번째 강의가 끝났다. 어떤 분야에서나 그렇듯, 당연한 것 같지만 실천하는 사람은 적은, 그런 조언이었다. 물론 내게는 당연하지도 않았다. 그만큼 신선하고 소중했다. 막연하게만 보였던 주식에도 도전할 작은 확신이 생겼다.
떠먹는 투자전략 컨퍼런스 강환국

2강. 의미있는 정보를 가려내기. by 이래학

첫 번째 강의가 거시적인 관점을 말했다면, 두 번째는 조금 더 세부적인 전략을 말하는 강의였다. 강의 제목은 <전자공시를 활용한 종목 발굴 및 기업 분석>. 철학을 세우고 지키기만 하면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는 건 물론 아니었다. 그건 존버가 답이다, 라는 무책임한 말과 다를 바 없었다. <전자공시 100% 활용법>의 저자 이래학 강사님이 마이크를 잡았다.

당연한 말이지만 주식의 주체는 기업이고, 기업의 가치는 현재 자산이 얼마인지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다. 잠재 가치, 미래 가치를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그 판단이 투자로 이어지고, 수익으로 직결된다. 그러려면 기업과 관련된 정보들을 볼 줄 알아야 한다.

하지만 전자공시, 뉴스, 찌라시 등 정보는 너무나 많다. 그 안에서 의미있는 정보는 몇 안 된다. 휘둘리지 말아야 할 정보와 움직일 수 있는 정보를 가려낼 수 있다면 순도 높은 투자가 가능할 것이다.

  • 내부자 주식취득/처분 사유는 장내매수/매도여야 한다.
  • 중형주 이하 종목이 내부자 매매의 신뢰도가 높다.
  • 뜸하다가 갑자기 사는 것에 주목하라.
  • 매수 규모가 커야 한다. 무엇보다 내부자의 액션이 의미있다.
  • 그 안에서도 위 조건을 충족하는 정보들이 귀하다.


  • 이래학 강사님은 이런 정보가 실제 주가에 반영된 여러 사례를 보여주셨는데, 삼양식품의 케이스가 기억에 남는다. 결과론 적인 이야기긴 하지만, 공시자료를 보는 눈이 미리 있었다면 과거 하얀국물 라면이 뜨기 전에, 불닭 볶음면의 해외 수출이 활발해 지기 전에, 그 양상을 미리 파악할 수도 있었다.

    물론 정보가 완벽할 수는 없다. 내부자의 액션이 항상 옳은 것도 아니다. 판단은 항상 투자자의 몫이다. 그래서 더욱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왜냐하면 첫 번째 강의에서 말했듯이 금융시장의 70%는 ‘심리’이기 때문에, 아는 것이 많고 확신이 클 수록 내가 세운 철학 아래에서 흔들리지 않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것들이 또 하나의 매력으로 다가왔다. 가상화폐 시장에서는 -각 코인의 속성이 있더라도- 실물이 없으니 도박성을 띠기 쉬운데, 주식, 채권시장에서는 내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물론 무작정 잘 안다고 되는 게 아니라 중심을 잘 잡는 것이 중요하지만 말이다. (언제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심리, 즉 멘탈관리가 70%라는 것!)

    사모펀드의 투자 유형에 따라 기업을 판단하는 방법, 가상화폐도 종류에 따라 판단 기준이 달라져야 한다는 조언 등이 이어졌고, 두 번째 강의가 끝났다. 금융 시장에 대해 가져야 할 태도 뒤에 보다 구체적인 실천 방안. 강의 플로우가 너무나 좋았다.

    3강. '계산된 전략' 사용하기. by 강환국

    마지막 강의는 보다 구체적인 ‘전략’에 대한 것이었다. 제목은 <고만고만한 투자자도 퀀트투자로 복리 20% 달성 가능>. <할 수 있다! 퀀트 투자>의 저자 강환국 강사님의 차례였다.

    굉장히 재미있는 강사님이었다. 본인을 원숭이라고 표현하셨다. 이 말이 뭐냐 하면, 투자자는 자기 돈을 넣기 전에는 이성적 사고를 하지만, 넣는 순간 본능만을 따르게 된다는 것이다. 현재 자신은 돈을 투자한 상태이기 때문에 원숭이라고 했다. 원숭이는 성공할 수 없다. 농담이 섞인 말이었지만 이보다 퀀트, 즉 계산된 전략의 중요성을 쉽게 전달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앞의 두 강의에서도 말했듯이 두뇌를 쓰면 투자에 실패한다. 내 판단을 따르기보다는 투자 전략을 미리 수립하고 철저히 그에 맞춘 액션을 취해야 한다. 제발 좀 그냥 따라해야 한다! 그렇다면 전략은 어떻게 짜나?

    우선 방어형 전략이 있다. 1900년부터 2012년까지 ‘주식이라는 자산군’의 수익은 인플레이션 전에는 5.5%, 후에는 8~9%였다. 누구나 장기 연 복리 8-9%를 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반복하지만 우리의 판단이다. 휘둘리는 심리를 붙잡기 위해서는 역시 분산투자라는 방법이 있다. 상관성이 적은, 2-30개의 자산에 나눠 투자하면 변동성도 줄일 수 있으니 리스크가 확 감소한다.

    다음은 공격형 전략. 즉 ‘돈을 많이 버는’ 전략이다. 이 부분부터는 어려웠다. 다양한 개별 지표를 찾고, 분석을 해야 한다. 하지만 통용되는 지식을 알고 들어가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다르다. 예를들면 소형주의 수익이 대형주보다 월등히 높다는 통계나 모멘텀의 흐름을 아는 것. 기저율을 우습게 보는 사람이 많지만 실제 결과는 기저율로 회기하는 경우가 대다수라는 것. 그리고 NCAV나 GP/A과 PBR, 소형주를 활용한 공식과 각 데이터를 무료로 볼 수있는 팁까지.

    물론 강의 후반으로 갈수록 집가서 더 공부하고 실습해봐야 알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보다 더 컸던 건 ‘이렇게 하면 누구나 다 돈 벌 수 있는거 아닌가?’하는 의문이었다. 그런데 강환국 강사님이 그 이유를 덧붙여주셨다. ‘공부하면’ ‘누구나’ 돈을 벌 수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너무 믿어서 공부를 안 한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분산 투자한 모든 종목이 다 같이 오르는 일은 없다. 종목마다도 소위 ‘쓰레기 구간’은 무조건 존재한다. 다들 그 구간에서 심리가 흔들려 포기해버리는 것이다.

    “시련의 구간은 반드시 온다, 버텨라.”

    그렇게 마지막 강의까지 모두 마쳤다. 다시 한 번 내 머리를 믿지 않는 것과 계산된 전략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 또 이를 구체적으로 볼 수 있는 기술과 공식이 얼마나 많은지. 제대로 알고 공부하는 것 만으로도 얼마나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는지 느낄 수 있었다. 네 시간이 훌쩍 지나간 기분이었다. 전체적인 흐름이 좋았다. 갖추어야 할 태도부터 시작해서 갈수록 세부적인 전략으로. 그래서인지 시작의 걱정과는 다르게 대부분의 강의 내용을 알아들을 수 있었다. 알고보니 스스로 세우고 있던 주식에 대한 장벽이 과했다. 시작이 반이라고, 출발선에 섰을 뿐인데 갑자기 보이는 것들이 정말 많았다.

    가상화폐에 처음 20만 원을 넣었던 날이 기억난다. 고작 20만 원 이었는데 하루종일 핸드폰을 붙들고 있었다. 코인판에 정신이 팔려 다른 생각이 전부 날아가버린 날이었다. 나는 그 순간 섬뜩함을 느꼈다. 땀흘려 모은 돈이 불확실성에 놓이는 순간 훅 들어오는 변화였지만, 그 변화를 나는 제어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2018 떠먹는 투자전략 컨퍼런스]는 그러면 안 된다고 말하지 않았다.

    자기 돈이 들어가면 원숭이가 되고 바보가 되는 게 당연한 것이고, 오히려 그걸 인정하는 게 성공의 시작이라고 했다. 내 마음을 다 아는 듯 했다. 그리고 그 상황에서의 대안을 제시했다. 그래서 더 깊게 공감할 수 있었다. 길이 뚫린 기분이다. 나도 주식을 시작해볼 수 있을 것 같다. 무모함이 아니라 앎으로써 생긴 용기라는 걸 안다.

    어쨌거나, 이 컨퍼런스를 찾은 건 올해 꽤 잘한 일 중 하나가 될 것 같다.